[매일경제]
사무실에서 일을 하던 A씨(29)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평소에 즐겨 마시던 라테를 마시기로 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근처 커피숍에 가는 대신 스마트폰 앱을 켰다. 앱으로 라테 한 잔을 주문한 후 다시 업무를 보고 있는 A씨 앞으로 로봇이 다가왔다. 원통형의 로봇 안에는 바리스타가 만든 따뜻한 라테 한 잔이 들어 있었다.
A씨가 다니는 회사는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 유진로봇이다. 이 회사는 '일하고 싶은 로봇회사'를 만들어 정보기술(IT) 인재를 끌어모으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유진로봇이 운영하는 로봇카페가 대표적이다. 임직원들은 업무 중 음료가 필요할 때 자체 앱으로 자리에서 음료를 주문한다. 1층 카페테리아에서 바리스타가 제조한 커피를 유진로봇의 자율주행 물류로봇 고카트가 직접 배달해 준다. 고카트는 사옥 내에서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고 층간 이동도 가능하다. 또한 자동문을 무리 없이 통과하며 동선이 복잡한 곳에서도 길을 잘 찾아가 음료를 배달한다.
유진로봇 사옥에서 직원 편의를 돕는 자율주행로봇 고카트는 사실 음료 배달 로봇이 아니다. 유진로봇의 고카트는 유럽 수출에 반드시 필요한 안전 관련 국제표준인증 ISO 13482를 국내 최초로 획득해 전문성과 안전성을 모두 갖춘 자율주행 모바일 플랫폼(AMR)으로 평가받는다. 고카트는 다양한 사양으로 미국과 유럽 6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슬로베니아의 한 병원 코로나 병동에서는 고카트가 약품을 운반해 비대면 진료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유럽 헬스케어 시장에도 진출해 수술실 도구들을 멸균 처리하는 시스템에 이송하는 셔틀로봇으로도 사용된다.